RHE란 무엇인가 - 야구 스코어보드의 기본 표기
RHE(R H E)란 야구 스코어보드에 표시되는 3개 통계 항목의 약칭이다. R은 Runs(득점), H는 Hits(안타), E는 Errors(실책)를 의미한다. MLB와 NPB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 야구장의 스코어보드에 공통으로 표시되며, 각 팀의 이닝별 득점 오른쪽에 R·H·E의 합계란이 나란히 놓인다. NPB의 스코어보드에서는 일본어로 "계"(득점 합계), "안"(안타 수), "실"(실책 수)이라고 표기되는 경우도 있다. RHE 3개 항목만 보아도 경기의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R이 1인데 H가 10이라면 잔루가 많았던 경기, E가 3 이상이라면 수비가 흔들린 경기라고 판단할 수 있다. TV 중계의 스코어 표시나 스포츠 신문의 박스스코어에서도 같은 RHE 형식이 채택되어 있어, 야구를 관전하고 기록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표기법이다.
R·H·E - 이 3개가 선택된 이유
야구 스코어보드에 표시되는 "R H E"는 Runs(득점), Hits(안타), Errors(실책)의 머리글자다. NPB의 스코어보드에서는 일본어로 "계" "안" "실"이라고 표기되기도 한다. 수많은 통계 가운데 왜 이 3개가 선택되었을까. R(득점)은 경기의 승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숫자이므로 표시되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H(안타)와 E(실책)다. 볼넷, 삼진, 홈런, 도루 등 다른 중요한 통계도 많은데도, 안타와 실책만이 스코어보드에 상설되어 있다. 이 선택에는 19세기 야구에서 "무엇이 경기를 움직이는가"라는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 당시의 야구에서 득점은 "안타로 생기거나, 실책으로 생기거나" 둘 중 하나였다. 안타는 공격 측의 공적, 실책은 수비 측의 과실. 이 2개를 표시함으로써 득점이 어느 쪽 요인으로 생겼는지를 관중이 즉시 판단할 수 있게 한 것이다.
19세기의 신문 스코어가 원형
스코어보드의 R H E 표기의 기원은 19세기 미국 신문에 실린 야구 스코어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의 신문은 경기 결과를 간결하게 전할 필요가 있었고, 한정된 지면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를 전하는 형식으로 R H E가 정착했다. 신문의 스코어표가 그대로 구장의 스코어보드로 옮겨진 것이다. 19세기의 야구에서는 현대와 비교해 실책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글러브의 성능이 낮고 그라운드 정비도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 경기에서 5~10개의 실책이 나오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실책은 경기의 흐름을 크게 좌우하는 요소였고, 스코어보드에 표시할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현대 야구에서 한 경기의 실책 수는 평균 1개 이하까지 줄어들었지만, E 칸은 그대로 남아 있다.
NPB의 스코어보드 - 독자적인 진화
NPB의 스코어보드는 MLB의 스코어보드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독자적인 진화를 이루어 왔다. 가장 큰 차이는 NPB의 스코어보드에는 각 타자의 타율이나 홈런 수가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MLB의 스코어보드는 비교적 단순해서 R H E와 각 이닝의 점수가 중심이지만, NPB의 스코어보드는 정보량이 많다. 전광판의 대형화와 디지털 기술의 진보에 따라 NPB의 스코어보드는 단순한 점수 표시 장치에서 종합 정보 디스플레이로 진화했다. 투수의 구속, 타자의 상대 전적, 팀의 연승 기록 등 예전에는 스코어보드에 표시되지 않았던 정보가 잇따라 추가되고 있다. 그러나 R H E의 기본 구조는 변하지 않는다. 정보가 아무리 늘어나도 스코어보드의 핵심은 "몇 점이 났는가, 몇 개를 쳤는가, 몇 번 실책했는가"라는 19세기부터 이어진 3개의 숫자다.
E(실책)는 정말 필요한가 - 현대의 논쟁
세이버메트릭스의 관점에서는 E(실책)를 스코어보드에 표시하는 것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책은 공식 기록원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존하는 통계로, 같은 플레이라도 기록원에 따라 실책으로 판정되기도 하고 되지 않기도 한다. 수비 공헌도를 측정하는 지표로는 UZR(Ultimate Zone Rating)이나 DRS(Defensive Runs Saved)가 더 객관적이고 정확하다. 그러나 이러한 고도의 지표를 스코어보드에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고, 관중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지표도 아니다. 실책은 "저 선수가 실책했다"라는 명확한 사건이어서 관중에게 알기 쉽다. 스코어보드의 E 칸이 "0"이면 수비가 견실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고, "3"이면 수비가 흔들렸다는 것이 즉시 전해진다. 이 직관적인 알기 쉬움이 실책이 스코어보드에 계속 남아 있는 이유다.
R H E "순서"의 의미
R H E가 이 순서로 놓여 있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 R(득점)이 가장 먼저 오는 것은 경기의 승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H(안타)가 두 번째에 오는 것은 득점의 주요한 원인이 안타이기 때문이다. E(실책)가 마지막에 오는 것은 실책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며 보충적인 정보로 위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 순서는 야구의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다. 먼저 결과(득점)를 보고, 다음으로 그 원인(안타)을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수비의 과실(실책)을 점검한다. 이러한 사고의 흐름이 R H E의 배열 순서에 압축되어 있다. 만약 순서가 E H R이었다면 먼저 실책을 보게 되고, 야구를 보는 방식이 "수비의 과실"에서 시작되는 셈이 된다. R H E의 순서는 야구를 "공격의 스포츠"로 파악하는 시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스코어보드는 야구의 "요약"이다
스코어보드의 R H E는 3시간의 경기를 3개의 숫자로 요약하는 장치다. 이 요약 방식에 야구라는 스포츠의 본질이 나타난다. 득점, 안타, 실책. 이 3개로 경기의 골격이 전해진다. 안타가 많은데 득점이 적으면 "잔루가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책이 많은데 실점이 적으면 "투수가 버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개 숫자의 조합에서 경기의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다. 19세기의 신문 기자가 고안한 이 형식은 15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의 야구장에서 쓰이고 있다. 테크놀로지가 진보하고 표시할 수 있는 정보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현대에도 R H E 세 글자는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 3개의 숫자가 야구의 본질을 가장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