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의 절벽 - NPB 선수의 세컨드 커리어 위기와 구조적 지원의 부재

매년 100명이 방출되는 현실

매년 10월 NPB의 로스터 정리로 약 100명의 선수가 방출된다. 팀당 70명의 등록 선수, 리그 전체 840명 중 매년 약 12%가 교체된다. 방출 시 평균 연령은 27~28세이며, 고졸 입단 선수는 거의 10년을 프로야구 세계에서 보낸 셈이다. 문제는 이 10년이 일반 취업 시장에서 거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력서에 '프로야구 선수'라고 써도 기업 채용 담당자에게는 직장 경험 없음과 동의어로 읽힌다. 고졸로 바로 입단한 선수는 학력 면에서도 불리하다. 1군에서 활약한 유명 선수는 해설자나 코치로 야구계에 남을 수 있지만, 주로 2군에서 커리어를 마친 대다수의 선수에게는 그런 길이 열려 있지 않다.

세컨드 커리어의 현실

은퇴 후 진로는 야구 관련과 비야구로 나뉜다. 야구 관련 옵션으로는 코치, 스카우트, 구단 직원, 해설, 유소년 지도 등이 있지만 자리가 한정되어 있고 1군 경력이 있는 선수가 우선된다. 비야구 진로에서는 음식업, 특히 야키니쿠점이나 라멘집 창업이 많은데, 선수 시절의 인지도를 활용한 집객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영 지식 없이 개업하여 수년 내 폐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야구 인맥을 활용할 수 있는 보험이나 부동산 영업직도 흔하다. IT 기업이나 스타트업으로의 전환 사례도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구조적 지원의 부재

NPB의 세컨드 커리어 지원은 MLB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MLB 선수회는 현역 중 대학 학점 취득, 비즈니스 스쿨 참여, 인턴십 알선 등 포괄적인 커리어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MLB의 연금 제도도 후하여 10년 이상 재적 시 만액 연금이 지급된다. NPB는 2012년 연금 제도를 폐지하고 재적 연수와 연봉에 연동된 퇴직금 제도로 전환했지만, 2군 중심 선수에게는 충분한 금액이라 할 수 없다. NPB 선수회도 커리어 지원에 힘쓰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의 제약이 있다. 구단별 자체 지원 프로그램이 존재하지만 그 질은 구단마다 큰 차이가 있다.

현역 중 준비라는 과제

근본적인 해결책은 현역 중 준비에 있지만, 실제로는 이것이 극히 어렵다. 선수의 생활은 야구 중심으로 돌아간다: 시즌 중에는 경기와 연습에 쫓기고, 비시즌에도 자율 훈련과 계약 갱신으로 바쁘다. 많은 선수가 은퇴 후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고 솔직히 인정한다. 현역 중 은퇴 준비를 하면 야구에 전념하지 않는 것으로 비칠 위험이 있어, 동료와 코칭 스태프가 헌신을 의심할까 두려워하는 선수가 많다. 이 심리적 장벽을 제거하려면 구단이 체계적으로 커리어 교육을 제공하고, 준비하는 것이 패배주의가 아닌 적극적인 행위라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변화하는 인식과 새로운 시도

세컨드 커리어 문제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일부 구단은 로스터 정리 후 취업 지원 회사와 연계한 커리어 상담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퍼솔홀딩스가 스폰서인 DeNA는 은퇴 선수를 위한 비즈니스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전직 선수의 창업 성공 사례가 미디어에 보도되면서 '야구 이외의 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 전 주니치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의 은퇴 후 농업 도전과 전직 선수들의 유튜브 성공은 커리어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는 개인의 노력에 의한 성공이지 제도적 지원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NPB는 선수의 전체 커리어를 지원하는 포괄적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은퇴 후의 안정을 보장하는 것은 프로야구라는 직업의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