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 - 기계 판정 도입의 과제

자동 스트라이크 존 판정이란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은 고정밀 카메라나 레이더를 사용하여 공의 궤적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각 투구가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를 기계적으로 판정하는 시스템이다. MLB는 2019년 독립리그 애틀랜틱리그에서 처음 ABS를 테스트했으며, 2023년에는 모든 AAA급 마이너리그 구장으로 확대했다. 사용되는 주요 기술은 두 가지로, 도플러 레이더 방식의 TrackMan은 초당 2,000프레임으로 공의 위치를 추적하며 공칭 오차 0.5인치(약 1.27cm) 이내이고, 광학식 Hawk-Eye는 12대 이상의 고속 카메라로 삼각측량을 수행하여 3.6mm의 정밀도를 실현한다. NPB는 2022년 피닉스리그에서 비공식 TrackMan 테스트를 실시하여 인간 심판 판정과의 일치율이 약 94%로 보고되었다. 94%는 높아 보이지만, 1경기당 약 300구가 투구되는 것을 감안하면 약 18구에서 인간과 기계의 판정이 엇갈리는 셈이다. 그중 단 1구라도 승부를 가르는 장면에서 나온다면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TrackMan과 Hawk-Eye의 작동 원리

ABS의 핵심을 이루는 두 기술은 측정 원리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TrackMan은 도플러 레이더를 사용하여 공의 회전수, 회전축, 속도, 궤적을 동시에 측정한다. 공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레이더파의 주파수 변화로 속도를 산출하고, 복수의 반사점으로부터 3차원 위치를 특정한다. 이미 MLB 전 30개 구장에 설치되어 있으며 Statcast의 데이터 기반으로도 기능한다. Hawk-Eye는 원래 테니스와 크리켓의 판정 보조용으로 개발된 광학식 추적 시스템이다. 구장 내에 배치된 12대 이상의 고속 카메라가 초당 340프레임 이상으로 공을 촬영하고, 각 카메라의 영상을 통합하여 삼각측량으로 궤적을 재구성한다. Hawk-Eye의 강점은 회전에 의한 궤적 변화 예측 정확도에 있어, 커브나 슬라이더처럼 크게 휘는 변화구도 홈플레이트 통과 시 위치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카메라 방식은 설치 환경에 좌우되기 쉬워 조명 조건이나 배경색에 따라 인식 정확도가 변동한다. 돔구장에서는 안정적인 정밀도를 발휘하지만, 주간 야외 경기에서는 태양 각도 변화가 과제가 된다. NPB가 도입을 추진할 경우 12개 구장 각각의 환경 특성에 맞춘 캘리브레이션이 필수적이다.

스트라이크 존의 정의와 기계 판정의 어려움

공인야구규칙은 스트라이크 존을 '타자의 어깨 상부와 유니폼 바지 상부의 중간점(상한)에서 무릎 아래 오목한 부분(하한)까지의 홈플레이트 위 공간'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실제 운용에서는 타자의 신장, 자세, 스윙 동작에 따라 존이 매 투구마다 변동한다. MLB 조사에 따르면 인간 심판은 낮은 공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하는 경향이 있어 존 하단에서 약 12%의 오판이 발생했다. 또한 카운트에 따른 판정 경향도 존재하여, 연구에 의하면 심판은 3-0 카운트에서 존을 넓게, 0-2 카운트에서는 좁게 잡는다. ABS는 이러한 심리적 편향을 제거하지만 타자별로 실시간으로 존 상하한을 산출해야 하므로 골격 추정 AI의 정확도가 핵심 과제가 된다. 2023년 AAA 테스트에서는 자세가 극단적으로 낮은 타자의 경우 존 설정이 불안정해지는 사례가 보고되어 시즌 중 2회의 캘리브레이션 수정이 이루어졌다. NPB 타자의 자세 다양성은 MLB 이상으로 크다고 알려져 있어, 크라우칭 스타일이나 극단적 오픈 스탠스 타자에 대한 대응이 추가적인 기술 과제가 된다.

각국 리그의 실험 현황

ABS 도입 실험은 MLB에 그치지 않고 세계 각국의 프로리그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 KBO는 2024년 올스타전에서 ABS 시연을 실시했으며, 팬 투표에서 78%가 '정규시즌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KBO는 2026년 2군전 시험 운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만 CPBL도 2023년부터 전 구장에 TrackMan을 설치하여 심판 판정 정확도를 사후 검증하는 시스템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CPBL에서는 경기 중 실시간 적용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호주 ABL은 2024년 2개 구장에서 Hawk-Eye 기반 ABS를 시험 도입했으며, 심판원들로부터 '판정 압박이 줄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멕시코리그에서는 도입 비용 문제로 검토가 진전되지 않아, 경제 격차가 기술 도입 속도에 직결되는 현실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각국의 실험 결과는 NPB에 귀중한 참고 데이터가 되지만, 일본 특유의 높은 야외 구장 비율이나 응원 문화와의 조화 등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요소도 많다.

NPB 도입을 위한 기술적·제도적 과제

NPB가 ABS를 도입할 경우, 우선 12개 구장 모두에 통일 사양의 측정 기기를 설치해야 한다. TrackMan 1대의 도입 비용은 약 3,000만 엔, Hawk-Eye 시스템은 구장당 약 1억 엔으로, 12개 구장 합계 최소 3.6억 엔에서 12억 엔 규모의 초기 투자가 예상된다. 여기에 구장당 연간 500만~1,000만 엔의 유지보수·운영 비용이 추가되어 러닝 코스트도 무시할 수 없다. 야외 구장에서는 우천 시 카메라 렌즈의 물방울이 정밀도를 저하시키는 문제가 있어, 고시엔 구장이나 진구 구장 등 지붕 없는 구장에서의 안정 운용이 과제가 된다. 특히 고시엔은 해풍의 영향으로 모래가 렌즈에 부착되기 쉬워 이닝 간 클리닝 체제 구축이 요구된다. 제도면에서는 현행 NPB 어그리먼트의 심판원 권한 규정 개정이 필요하며, 일본프로야구심판원회와의 협의도 불가결하다. 심판원의 고용 문제도 피할 수 없어, ABS가 전면 도입되면 주심의 역할이 크게 바뀌고 심판원 인원 감축이나 배치 전환이 논의에 오르게 된다. 2024년 구단주 회의에서는 '2027년까지 2군전 시험 도입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이 제시되었으나 구체적 로드맵은 미공표 상태이다.

향후 전망 - 인간과 기계의 하이브리드 운용

MLB는 2025 시즌부터 메이저리그 본 경기에서의 ABS 단계적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챌린지 방식'(타자·포수가 1경기 3회까지 기계 판정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이 유력안으로 거론된다. 이 방식은 테니스의 호크아이 챌린지에서 착안한 것으로, 기계 판정을 전면 채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심판을 기본으로 하되 이의가 있을 때만 기계에 맡기는 절충안이다. NPB로서는 MLB와 KBO의 운영 실적을 참고하면서 일본 고유의 과제인 야외 구장 대응이나 심판원의 커리어 패스 설계를 병행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 심판원 야마자키 나쓰오 씨는 기계 판정을 심판의 적이 아닌 판정 정확도를 높이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인간과 기계의 하이브리드 운용이 가장 현실적인 착지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완전한 기계 판정에는 '경기 템포'라는 문제도 있다. 인간 심판의 스트라이크·볼 콜은 경기의 리듬을 만드는 요소이며, 이를 전자음이나 표시등으로 대체할 경우 관중 경험이 어떻게 변할지는 미지수이다. 기술의 진보와 야구 문화의 전통을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가, NPB는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