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B 퍼펙트 게임의 전체상
퍼펙트 게임이란 선발 투수가 최소 9이닝을 투구하며 상대 타자를 단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고 승리하는 궁극의 기록이다. NPB에서는 1950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후지모토 히데오를 시작으로 2022년 지바 롯데 마린스의 사사키 로키까지 총 16명의 투수가 이 위업을 달성했다. MLB의 24회 퍼펙트 게임과 비교하면 경기당 달성률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이 기록이 얼마나 희귀한지를 보여준다. 퍼펙트 게임의 달성에는 투수의 실력뿐만 아니라 완벽한 수비, 유리한 스트라이크 존 판정, 심지어 날씨와 그라운드 컨디션까지 여러 요인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27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아웃시킨다는 것은 안타, 볼넷, 사구, 실책을 일절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투수와 야수 간의 완벽한 호흡이 요구된다.
여명기부터 황금시대의 달성자들
NPB 최초의 퍼펙트 게임은 1950년 6월 28일, 후지모토 히데오가 아오모리 시영 구장에서 니시닛폰 파이레츠를 상대로 달성했다. 후지모토는 이 경기에서 단 94구를 던지며 7탈삼진으로 완봉했다. 1950년대부터 1960년대에 걸쳐 퍼펙트 게임 달성이 비교적 많았으며, 다케치 후미오(긴테쓰, 1955년), 미야지 코레토모(고쿠테쓰, 1956년), 가네다 마사이치(고쿠테쓰, 1957년) 등이 이름을 올렸다. 통산 400승의 대투수 가네다 마사이치는 퍼펙트 게임 달성 당시 23세의 젊은 나이였다. 1960년대에는 시마다 겐타로(다이요, 1960년)와 모리타키 요시미(고쿠테쓰, 1961년)가 달성하며, 2리그제 이행 후 투수 우위 시대를 반영했다. 1970년에는 소토코바 요시로(히로시마)가 달성하여 히로시마 카프의 황금시대를 예고했다.
28년의 공백과 사사키 로키의 충격
1994년 5월 18일 마키하라 히로미(요미우리)가 후쿠오카 돔에서 히로시마를 상대로 퍼펙트 게임을 달성한 후, NPB에서는 무려 28년간 퍼펙트 게임이 끊겼다. 이 공백기에는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 다나카 마사히로 같은 초일류 투수들이 활약했지만 누구도 퍼펙트 게임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타격 기술의 향상, 투구 수 제한 의식, 중계·마무리 분업제의 확립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긴 침묵을 깨뜨린 것이 2022년 4월 10일의 사사키 로키(롯데)였다. 당시 20세의 사사키는 ZOZO 마린 스타디움에서 오릭스를 상대로 105구로 퍼펙트 게임을 달성하며, 19탈삼진이라는 NPB 신기록도 동시에 수립했다. 최속 164km/h의 직구와 포크볼을 무기로 13자 연속 삼진이라는 압권의 투구를 펼쳤다.
퍼펙트 게임 기록의 의미와 미래
퍼펙트 게임은 투수 개인의 기록인 동시에 팀 전체의 결정체이기도 하다. 사사키 로키의 퍼펙트 게임에서는 포수 마쓰카와 토라오가 교묘한 리드로 사사키의 구위를 최대한 끌어냈고, 유격수 후지오카 유다이가 어려운 땅볼을 확실하게 처리했다. 현대 야구에서는 투수의 투구 수 관리가 엄격해져 선발 투수가 100구를 넘겨 던지는 것 자체가 드물어졌다. 2023시즌 NPB 선발 투수의 평균 투구 수는 약 92구로, 퍼펙트 게임에 필요한 최소 27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것을 고려하면 투구 수 제한과의 양립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한편 Statcast 데이터의 보급으로 퍼펙트 게임의 투구 내용을 더욱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 퍼펙트 게임이 언제, 누구에 의해 달성될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바로 그 희소성이야말로 야구 팬들을 계속 매료시키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