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B 통역의 역사와 제도화
1960년대 외국인 선수가 본격적으로 NPB에 진출했을 때, 통역은 구단 직원이 겸임하는 비공식적 역할이었다. 1975년 롯데 오리온스가 레론 리를 위해 최초로 전속 통역을 정식 배치했고, 이후 다른 구단들도 뒤따랐다. 현재 12개 구단 모두 영어와 스페인어 전속 통역을 고용하고 있으며, 한국어나 중국어 통역을 두는 구단도 있다. 통역 연봉은 300만~800만 엔이며, 시즌 중 선수와 함께 행동한다. 2015년부터 NPB는 통역 연수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표준화된 야구 용어집을 정비했다.
야구 통역에 요구되는 전문 기술
야구 통역에는 어학 능력뿐 아니라 깊은 야구 전문 지식이 필수적이다. 투구 메커니즘, 배구 이론, 트레이닝 용어 등은 일반적인 어학 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영역이다. 전 히로시마 도요 카프 통역 고바야시 이타루는 불펜에서 투수 코치와 외국인 투수의 대화를 통역하려면 논의되는 역학적 문제를 자신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의 사인 전달이나 미팅에서의 전술 설명 등 고위험 상황에서의 정확성은 경기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2008년에는 외국인 타자가 번트 사인을 이해하지 못해 강공하여 병살타를 친 유명한 오역 사례가 있다.
선수 적응과 성적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따르면 통역의 질은 외국인 선수의 성적에 측정 가능한 영향을 미친다. 스포츠 라이터 아사 사토시의 조사에서 전속 통역이 배치된 외국인 선수는 NPB 첫 시즌 타율이 평균 .265인 반면, 통역 지원이 부족했던 선수는 .238에 그쳤다. 통역은 식사 준비, 주거 탐색, 병원 동행 등 중요한 일상 업무도 담당하여 선수가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DeNA의 에드윈 에스코바는 2019년 인터뷰에서 통역이 없었다면 일본에서의 생활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국어 수요와 향후 과제
도미니카 공화국과 베네수엘라 출신 선수의 증가로 스페인어 통역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024년 기준 NPB 소속 외국인 선수 약 80명 중 약 45%가 스페인어권 출신이다. 그러나 스페인어와 영어를 모두 구사하는 통역은 여전히 희소하여 인재 확보가 과제다.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2022년부터 자체 통역 양성 프로그램을 시작하여 대학 스페인어학과와 제휴해 인재를 발굴하고 있다. AI 번역 도구가 보조적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벤치 내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인간 통역이 대체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