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에이스에서 MLB로
구로다 히로키는 1997년 2라운드 드래프트로 히로시마에 입단하여 2005년 15승으로 에이스로 성장했다. 히로시마에서의 11시즌 동안 103승 89패, 방어율 3.69를 기록했다. 2008년 FA로 LA 다저스에 입단하여 즉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 2008년 9승, 2009년 8승을 올렸다. 2012년 뉴욕 양키스로 이적하여 그해 16승, 2013년 11승을 거뒀다. 7시즌의 MLB 통산 성적은 79승 79패, 방어율 3.45로 꾸준하고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줬다.
2000만 달러를 거절한 사나이
구로다의 불멸의 순간은 2014년 비시즌에 찾아왔다. 양키스가 추정 20억 엔의 다년 계약을 제시했지만, 구로다는 이를 거절하고 연봉 4억 엔으로 히로시마에 복귀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그의 말은 일본 전체를 감동시켰다. 구로다가 히로시마를 선택한 이유는 자신을 키워준 구단에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시민구단에게 그의 복귀는 금전적 가치를 초월하는 의미를 지녔다. 이 결정은 NPB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FA 이적으로 기억되고 있다.
복귀 후 활약
2015년 복귀한 40세의 구로다는 11승 8패, 방어율 2.55라는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2016년에도 10승을 추가하며 히로시마의 25년 만의 리그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구로다의 투구 특징은 시속 150km의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의 조합이었다. MLB에서 갈고닦은 투심은 NPB 타자들에게 생소한 구종이었으며, 땅볼을 유도하는 투구 스타일로 승수를 쌓아갔다. 구로다는 2016시즌 종료 후 은퇴를 선언했고, 마쓰다 스타디움에서의 은퇴 세레모니에서 3만 명의 팬이 눈물을 흘렸다.
구로다의 유산
구로다의 NPB와 MLB 통산 성적은 182승 168패, 방어율 3.55이다. 숫자를 넘어 그가 남긴 유산은 충성과 의리의 정신이다. 거액의 제안을 거절하고 원래 팀으로 돌아가는 결단은 현대 프로 스포츠에서 극히 드문 일이며, 구로다의 인품을 상징한다. 히로시마는 그의 등번호 15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기누가사의 3번, 야마모토의 8번에 이은 세 번째 영구결번으로, 구로다가 히로시마에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구로다의 의리는 히로시마 카프의 정체성 그 자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