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이어진 비대칭 규칙
NPB는 세계에서도 드물게 같은 리그 기구 내에서 DH제 유무가 다른 프로야구 리그이다. 퍼시픽리그는 1975년에 DH제를 도입했지만 센트럴리그는 도입하지 않았다. 이 비대칭은 거의 50년간 지속되어 왔으며, 교류전과 일본시리즈에서는 홈팀의 규칙이 적용되어 같은 팀이 경기마다 다른 규칙으로 싸우는 상황이 발생한다. MLB는 2022년에 양 리그를 DH제로 통일했지만, NPB의 통일은 센트럴리그 구단주 회의에서 반복적으로 논의됨에도 불구하고 실현되지 않고 있다.
통일 찬성파의 논거
찬성파는 투수의 타석이 경기 질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한다. 센트럴리그 투수들의 통산 타율은 약 .100으로, 9번 타자가 사실상 자동 아웃이 되어 공격 리듬을 끊고 관중을 지루하게 만든다. 투수는 사구와 주루 중 부상 위험에 노출되며, 에이스가 타격 관련 부상으로 시즌을 통째로 날린 사례도 있다. 경제적으로 DH제는 베테랑 타자의 고용을 창출하고 선수 생명을 연장하며, 득점 증가로 엔터테인먼트 가치를 높인다. 퍼시픽리그의 DH 전문 타자들은 팀 득점력을 확실히 끌어올리고 있다.
통일 반대파의 논거
반대파는 투수 타격이 만들어내는 전술적 깊이를 근거로 든다. 대타 기용 결정, 그에 따른 투수 교체 타이밍, 희생번트 판단 등이 감독의 결정이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독특한 전략적 차원을 만들어낸다. 문화적 논거로는 센트럴리그의 전통과 퍼시픽리그와의 차별화가 리그 정체성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일부는 투수 타격을 없애면 야구 선수로서의 종합적 운동 능력을 추구할 동기가 사라진다는 교육적 우려를 제기한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
양 리그를 비교하면 DH제의 영향이 명확히 드러난다. 퍼시픽리그 경기는 평균 0.3~0.5점 더 많은 득점을 기록하며, 이는 DH의 기여로 볼 수 있다. 퍼시픽리그는 교류전 통산 성적에서 크게 앞서고 있어 DH제가 리그 간 경쟁력 균형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퍼시픽리그 투수들은 타격 의무에서 해방되어 집중 훈련을 통해 더 높은 투구 질을 발전시킬 수 있다. 센트럴리그 팀들은 일본시리즈에서 퍼시픽리그 구장의 DH 규칙 경기에서 불리함을 겪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통일은 불가피한가?
MLB의 2022년 통일은 NPB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WBC를 포함한 국제대회에서 DH제를 사용하고 있어 센트럴리그의 투수 타격 고수 입장은 점점 고립되고 있다. 젊은 팬층을 중심으로 통일 지지가 늘어나고 있으며, 여론조사에서도 과반수가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변경에는 구단주 회의의 만장일치 합의가 필요하며, 일부 센트럴리그 구단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실무적 과제로는 이행 기간 설정, DH 전문 선수 계약 문제, 센트럴리그 구단의 편성 철학 전환 등이 있다. 통일은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닌 '언제 할 것인가'의 문제가 되어가고 있지만, 그 시기는 여전히 불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