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 제도의 지연 - NPB 선수들이 대등하게 협상할 수 없는 이유

선수가 직접 협상해야 한다는「전통」

NPB의 계약 갱신은 오랫동안 선수가 구단 프런트와 직접 협상하는 형식을 따라왔다. 이「전통」의 배경에는「선수와 구단은 가족 같은 관계이며, 제3자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일본적 가치관이 있다. 그러나 이 구조는 선수에게 압도적으로 불리하다. 구단 측은 여러 선수와의 협상 경험을 가진 전문가로서 시장 가치 분석 데이터와 타 구단의 연봉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 반면 선수는 협상의 아마추어로서 자신의 시장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단이 없다. 이러한 정보와 협상력의 비대칭이 선수에 대한 부당한 저평가와 일방적인 감봉을 초래해 왔다.

대리인 제도의 단계적 완화

NPB의 대리인 제도는 단계적으로 완화되어 왔다. 대리인의 협상 참여는 한때 전면 금지되었으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변호사 자격을 가진 대리인에 한해 협상 동석이 허용되었다. 그러나 대리인이 선수를 대신하여 협상을 주도하는 것은 여전히 제한되어 있으며, MLB처럼 대리인이 전면적으로 협상을 대행하는 구조와는 큰 차이가 있다. 또한 대리인을 세우는 것 자체가 구단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위험이 있어 많은 선수가 주저한다.「대리인을 쓰는 것은 구단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

협상력 격차가 초래하는 불이익

대리인 없는 협상에서 선수가 겪는 불이익은 구체적이다. 구단이 제시하는 연봉의 근거가 불투명해도 선수는 반박할 데이터가 없다.「팀 사정」이나「구단 방침」같은 모호한 이유로 대폭 감봉이 제시되어도 협상 기술이 없는 선수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FA 자격 취득 전의 선수는 특히 취약한 위치에 있으며, 구단의 제안을 거부하면「이기적」이라는 낙인이 찍힐 위험이 있다. 계약 갱신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는 선수의 모습이 뉴스에 나오는 것은, 협상 테이블에서 선수가 얼마나 무력한지를 상징한다.

선수 권리 보호를 향하여

선수가 구단과 대등하게 협상하려면 대리인 제도의 완전한 자유화가 필요하다. 선수가 자유롭게 대리인을 선택하고, 대리인이 전면적으로 협상을 대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MLB에서는 대리인이 선수의 전체 커리어를 관리하며, 계약 협상, 스폰서 계약, 미디어 대응, 은퇴 후 커리어 설계까지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NPB도 선수의 권리를 지키는 전문가로서 대리인의 역할을 인정하고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선수가 안심하고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야구계 전체의 발전에 기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