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야구 - 대재해 시 NPB의 대응과 역할

한신·아와지 대지진과 오릭스 블루웨이브

1995년 1월 17일 발생한 한신·아와지 대지진은 6,434명의 사망자를 낸 전례 없는 대재해였다. 홈구장이 있는 고베가 직격탄을 맞은 오릭스 블루웨이브 (현 오릭스 버팔로즈)는 그린 스타디움 고베가 대피소로 사용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오기 아키라 감독 아래 팀은「간바로 KOBE」(힘내자 고베)를 구호로 결속하여 1995년 시즌 리그 2위, 이듬해 1996년에는 리그 우승과 일본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스즈키 이치로의 1995년 활약, 특히 타율 .342로 수위타자를 획득한 성적은 재해 피해자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다. 이 경험은 프로야구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재해 지역의 정신적 지주가 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명확히 보여준 사례였다. 오릭스 선수들은 자발적으로 대피소를 방문하고 식량 배급과 물자 전달에 참여했다.

동일본 대지진과 NPB 시즌 연기

2011년 3월 11일의 동일본 대지진은 약 22,00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전후 최악의 자연재해가 되었다. NPB는 센트럴리그 개막일을 당초 예정된 3월 25일에서 4월 12일로 연기했으나,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간의 상이한 대응이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센트럴리그는 처음에 예정대로 개막을 주장했으나 선수회와 여론의 반발을 받고 입장을 바꿨다. 도쿄돔에서의 야간 경기도 전력 부족 상황에서의 과도한 전력 소비로 비판받아 주간 경기로 전환되었다. 라쿠텐 이글스의 홈 도시 센다이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선수 기숙사도 손상되었다. 시마 모토히로 포수가 올스타전에서 한「야구의 저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는 연설은 야구를 통한 지진 복구의 상징적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NPB 전체적으로 약 15억 엔의 구호 기금이 모금되었으며, 각 구단이 재해 지원 활동을 전개했다.

구마모토 지진과 노토 반도 지진 - 최근의 대응

2016년 4월 구마모토 지진은 진도 7의 지진이 두 차례 발생한 이례적인 사태였다. 시즌 중 발생한 재해였기 때문에 개막 연기 문제는 없었으나,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중심으로 규슈 구단들이 지원 활동을 전개했다. 소프트뱅크는 1억 엔의 구호금을 기부하고 선수들이 대피소를 방문했다. 2024년 1월 1일의 노토 반도 지진은 이시카와현을 중심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시즌 전에 발생했기 때문에 경기 일정에 대한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었으나, 각 구단이 시범경기에서 모금 활동을 하고 구호 물자를 제공했다. 이러한 경험의 축적을 통해 NPB는 재해 대응 매뉴얼을 정비하고 구장의 방재 거점으로서의 기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요코하마 스타디움과 고시엔 구장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정에 따라 대규모 대피 장소로 지정되어 있다.

재해 시 야구의 사회적 역할과 향후 전망

약 30년에 걸친 지진 대응의 역사를 통해 NPB는 재해 시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게 되었다. 경기 개최 여부 판단, 선수의 피해 지역 방문, 자선 경기 실시, 구장 시설 개방 등 대응의 범위는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2011년 이후 NPB는 매년 3월 11일 전후에 도호쿠에서 부흥 지원 경기를 개최하며 수익의 일부를 피해 지역에 기부하고 있다. 각 구단은 사업 연속성 계획 (BCP)을 수립하여 재해 발생 시 선수·스태프의 안전 확보와 경기 운영을 양립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난카이 해구 거대지진과 수도 직하 지진의 위험이 지적되는 가운데, 구장의 내진 보강과 귀가 곤란자 대책도 추진되고 있다. 프로야구가 가진 집객력과 발신력은 재해 시 사회적 결속을 촉진하는 힘으로서 앞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MLB도 2001년 9.11 테러 이후 월드시리즈를 연기했으며, 뉴욕 양키스의 경기가 부흥의 상징이 되었다. 스포츠가 재해 후 사회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일본과 미국 공통의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