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 패배 의혹 - NPB의 탱킹 문제

탱킹이란 무엇인가 - NPB에서의 정의와 배경

탱킹이란 미래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확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현 시즌 승리를 포기하는 전략을 말한다. MLB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시카고 컵스가 2010년대에 이 방식을 성공적으로 활용하여 각각 2017년과 2016년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NPB의 드래프트 제도는 MLB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최하위 팀에 자동으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부여하는 역순(웨이버) 방식이 아닌, 12개 구단 모두가 1라운드에서 같은 선수를 지명할 수 있는 추첨 입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즉, 꼴찌를 해도 최고의 아마추어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나 2005년 도입된 고교생 드래프트 분리 개최나 2008년부터 부분 도입된 완전 웨이버 요소 등 제도 변천 과정에서 더 많이 지면 약간의 이점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존재했다. 본고에서는 NPB의 제도적 틀 안에서 탱킹이 실행 가능하거나 유혹적인 전략인지를 검증한다.

2004년 긴테쓰 소멸 - 구조적 쇠퇴의 사례 연구

NPB에서 탱킹에 가장 가까운 사례는 2004년 오사카 긴테쓰 버팔로즈의 소멸이다. 2001년 기타가와 히로토시의 전설적인 대타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퍼시픽리그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모기업 긴키닛폰철도는 야구 운영에서 연간 약 40억 엔의 적자를 감당하고 있었다. 2003시즌은 55승 82패 3무로 최하위에 그쳤고, 구단은 연봉을 삭감하며 더 젊고 저렴한 선수로 전환했다. 2004년 6월 오릭스와의 합병이 발표되어 NPB 사상 최초의 선수회 파업(9월 18-19일)을 촉발했다. 긴테쓰의 쇠퇴는 의도적 탱킹이 아닌 재정적 곤란에 의한 것이었지만, 의도적으로 전력을 약화시키는 행위가 팬 이탈과 수익 악화의 악순환을 가속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NPB 드래프트 제도의 탱킹 억제 구조

NPB 드래프트에는 탱킹을 억제하는 여러 구조적 특징이 내장되어 있다. 첫째, 1라운드 추첨 입찰 제도는 모든 팀이 같은 선수를 지목할 수 있으며 동률 시 무작위 추첨으로 결정한다. 꼴찌라고 해서 최고 유망주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둘째, 2라운드부터는 역순 지명이지만 1라운드 추첨의 불확실성이 패배 동기를 크게 줄인다. 셋째, NPB의 육성 드래프트는 70인 지배하 명단 외 선수를 최소 비용으로 영입할 수 있게 한다. 소프트뱅크는 센가 고다이(2010년 육성 4순위)와 가이 다쿠야(2010년 육성 6순위)를 이 경로로 주전급 선수로 키워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메커니즘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NPB에서 의도적으로 경기에 지는 것이 MLB의 구 직접 웨이버 제도에 비해 훨씬 적은 경쟁적 이점을 가져다준다.

MLB와의 비교 및 NPB에 대한 시사점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3시즌 연속 100패 이상을 기록한 뒤 카를로스 코레아와 알렉스 브레그먼 등 상위 드래프트 지명 선수를 중심으로 챔피언 로스터를 구축하여 2017년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이 청사진은 2018년까지 여러 MLB 팀이 동시에 탱킹하도록 자극했고, 리그는 2023년 드래프트 로터리를 도입하게 되었다. 유사한 궤적을 피하기 위해 NPB는 추첨 입찰 1라운드를 유지하면서 수익 분배 확대와 저수익 구단에 대한 재정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 한국 KBO가 2024년 도입한 드래프트 로터리도 유용한 참고점이 된다. NPB의 12구단이라는 소규모 구조에서는 한 팀만 탱킹해도 리그 전체의 흥행 가치와 중계 수입에 실질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제도적 안전장치와 적극적 재정 지원을 결합한 이중 접근이 경쟁 균형 유지에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