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수 제한의 과학적 근거
투수의 어깨와 팔꿈치에 대한 부하는 투구 수 증가에 따라 축적된다. 스포츠 의학 연구에 따르면 한 경기 100구를 넘으면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에 대한 부하가 급격히 증가한다. MLB에서는 많은 팀이 100구를 선발 투수 교체의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이 기준은 NPB에서는 아직 침투하지 못했다. NPB 선발 투수는 경기당 평균 100-110구를 던지며, 120구를 넘는 등판도 드물지 않다. 일본의 투수 육성은 전통적으로 대량 투구를 통한 체력 강화를 중시해왔으나, 최근 토미 존 수술을 받는 투수가 증가하면서 투구 수 관리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고 있다.
일미 투구 수 관리의 차이
일미의 투구 수 관리 사상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라쿠텐의 다나카 마사히로는 2013시즌 24승 0패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남겼으나, 시즌 종반의 과도한 등판이 이듬해 MLB 이적 후 부상으로 이어졌다는 견해도 있다. MLB는 투수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여 선발 투수는 100구 전후에 교체하는 것이 표준이다. 중 4일 로테이션으로 연간 30-33선발이 일반적이며, 시즌 총 투구 수는 3000-3300구 정도로 관리된다. 반면 NPB는 중 6일 로테이션으로 연간 24-27선발이 표준이지만, 경기당 투구 수는 MLB보다 많은 경향이 있다. 이 차이의 배경에는 '완투'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가 있다. NPB에서는 완투가 투수의 훈장으로 높이 평가되는 문화가 남아 있으며, 사와무라상 선정 기준에 완투 수가 포함된 것도 이 문화를 반영한다.
고교 야구에 대한 파급 효과
2019년 봄 고시엔 대회부터 고교 야구에 주당 500구의 투구 수 제한이 도입되어 학생 투수를 연일 고강도 투구로부터 보호하게 되었다. 이 제한은 고교 야구의 전술을 크게 변화시켜, 단일 에이스 의존에서 다투수 릴레이 전략으로 전환되었다. 이 변화는 NPB에도 파급되었다. 고교 시절부터 투구 수 관리를 받으며 성장한 투수들은 프로에서도 높은 투구 수 의식을 유지하며, 100구를 넘으면 뚜렷한 성적 저하를 보인다. NPB 코칭스태프도 이 세대 투수에 대해 조기 교체를 점점 더 고려하고 있다.
투수의 몸을 지키는 새로운 지표
투구 수만으로는 투수에 대한 부하를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같은 100구라도 전력 투구의 100구와 힘을 뺀 100구는 어깨와 팔꿈치에 대한 부하가 크게 다르다. 최근 주목받는 것이 '피치 스트레스'라는 개념으로, 구속, 회전수, 투구 간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부하 지표다. 또한 생체역학 연구에 의해 투구 폼의 효율성이 부하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효율적인 폼의 투수는 같은 투구 수에서도 부하가 적고, 비효율적인 폼의 투수는 적은 투구 수에서도 부상 위험이 높다. 향후에는 단순한 투구 수 기준이 아닌, 개별 투수의 신체 특성과 폼을 고려한 개인화된 부하 관리가 요구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