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이라는 사실
일본 인구에서 왼손잡이의 비율은 약 10%로 알려져 있다. 야구에서도 좌투 선수는 소수파이며, NPB 1군 등록 투수 중 좌투수의 비율은 매년 25~30% 수준에 머문다. 이 수치가 일반 인구의 왼손잡이 비율보다 높은 것은 좌투 자체가 프로 입단의 유리한 조건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드래프트 회의에서 동등한 실력이라면 좌투수가 더 높은 순위로 지명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고교 좌완 투수는 구속이 140km/h에 미치지 못해도 '장래성'을 이유로 상위 지명되는 반면, 같은 구속의 우투수는 지명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좌완 프리미엄'은 직감적 편향이 아닌 구조적 수급 불균형에 기반한다.
플래툰 우위의 수치적 근거
좌투수가 중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좌타자에 대한 플래툰 우위에 있다. NPB 최근 10년간 데이터에서 좌투 대 좌타의 타율은 약 .230인 반면, 우투 대 좌타는 약 .270으로 40포인트 차이가 나며, OPS로 환산하면 .080~.100에 달한다. NPB의 타선 구성은 좌타자 비율이 높은 경향이 있다. 일본 소년 야구에서 우타자를 좌타로 전환시키는 육성 방침이 널리 행해진 결과, NPB 타자의 약 55%가 좌타 또는 스위치 히터이다. 이 타선 구성이 좌투수 수요를 더욱 끌어올린다. 좌투수 한 명만으로도 상대 타선의 좌타자 5~6명에 대해 유리한 대결을 만들 수 있어, 전술적 가치는 수치 이상으로 크다.
좌완 중계투수의 전술적 가치
좌투수 프리미엄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중계투수 시장이다. '원포인트 릴리프'로서 좌타자 한 명만을 잡기 위해 등판하는 좌완 투수는 NPB 전술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상대 주축에 좌타자가 있을 때 7~8회 중요한 장면에서 좌완을 투입해 억제한 후 바로 우완으로 교체하는 계투 전략은 정석이었다. 그러나 MLB에서는 2020년부터 '3타자 최소 규칙'(등판한 투수는 최소 3명의 타자와 대결해야 함)이 도입되어 원포인트 기용이 사실상 금지되었다. NPB에서는 이 규칙이 도입되지 않았지만 논의는 시작되었다. 만약 도입된다면, 3명 이상의 타자를 잡을 수 있는 실력파 좌완의 가치는 오히려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좌완 선발투수의 특수한 가치
선발투수에서도 좌완의 프리미엄은 존재한다. 좌완 선발투수는 상대 팀의 타선 구성을 바꾸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좌투수가 선발하는 경기에서 상대 감독은 좌타자를 선발 라인업에서 빼고 우타자를 많이 기용하는 경향이 있어, 상대 팀이 최적의 멤버로 싸울 수 없게 된다. 특히 좌타 주력 타자가 많은 팀을 상대로는 좌완 선발을 내보내는 것만으로 상대의 득점력을 크게 깎을 수 있다. 로테이션에 좌완이 1~2명 있으면 대전 카드별 전략적 투수 기용이 가능해진다. 또한 좌완 선발투수는 1루 주자 견제가 용이하다는 물리적 이점도 있다. 투구 동작 중 자연스럽게 1루 방향을 향하기 때문에 우투수보다 견제구를 던지기 쉽고, 주자의 도루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프리미엄의 적정 가격은 얼마인가
좌완 프리미엄의 존재는 명확하지만, 그 '적정 가격'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드래프트에서 좌완을 과대평가한 결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전력외가 되는 사례는 적지 않다. 좌완이라는 이유만으로 상위 지명된 투수가 1군에서 통하는 확률은 동등한 우완 상위 지명 투수와 비교해 반드시 높지 않다. 문제는 희소성에 대한 수요가 실제 퍼포먼스의 기대값을 초과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에서 좌완 프리미엄을 정량화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 추정에 따르면 동일 FIP의 좌완과 우완을 비교했을 때 좌완이 연간 0.3~0.5 WAR의 추가 가치를 제공하며, 이는 연봉으로 3,000~5,000만 엔에 해당한다. 프리미엄은 환상이 아닌 실재하지만, 그 가치를 정확히 산정하는 것이 구단 경영의 우열을 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