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클볼의 물리학
너클볼은 거의 무회전으로 던져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마구이다. MLB에서는 팀 웨이크필드가 1995년부터 2011년까지 200승을 거두었고, R.A. 디키가 2012년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너클볼러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NPB에서 너클볼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투수는 극히 드물어, NPB 역사 전체를 통틀어 정기적으로 사용한 투수가 10명도 되지 않는다. 일본 야구 문화는 제구력과 구종의 다양성을 중시하여 변화가 불안정한 너클볼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 투구의 회전수가 분당 2,000~2,500회전인 반면, 너클볼은 분당 50회전 이하의 극도로 낮은 회전이 요구된다.
NPB의 너클볼러들
NPB 역사에서 너클볼 전문가는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가장 유명한 것은 와카바야시 다다시(한신)로, 1940~50년대에 활약했다. 현대 NPB에는 사실상 너클볼러가 없다. 2000년대 이후 일부 투수가 너클볼을 보조 구종으로 사용한 적은 있지만, 이를 주무기로 1군에서 지속적인 커리어를 쌓은 투수는 없다. 이는 팀 웨이크필드, R.A. 디키, 스티븐 라이트가 너클볼을 주무기로 긴 커리어를 쌓은 MLB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특히 디키는 2012년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너클볼러도 최고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
너클볼이 일본에서 뿌리내리지 못한 이유
너클볼의 가장 큰 과제는 제구의 불안정성이다. 투수가 변화 방향과 양을 제어할 수 있는 일반 변화구와 달리, 너클볼의 움직임은 온도, 습도, 바람에 좌우되며 투수 자신도 예측할 수 없다. MLB 데이터에 따르면 너클볼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약 55~60%로, 일반 변화구의 65~70%보다 낮다. 너클볼 포구도 마찬가지로 어려워 포일 발생률이 정상의 3~5배에 달한다. MLB에서는 너클볼 투수 전담 포수를 배치한 팀도 있었지만, NPB에서는 이런 관행을 채택하지 않았다. 또한 너클볼의 구속이 시속 120~130km로 느려 타자가 간파하면 장타를 맞을 위험이 있다.
너클볼의 가능성
너클볼의 NPB에서의 잠재력은 제로가 아니다. 현대 트래킹 데이터를 통해 너클볼의 움직임과 회전수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되어 학습 과정의 과학적 관리가 가능해졌다. 어깨와 팔꿈치에 대한 부담이 적은 이 구종은 부상 위험 감소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부상당한 파워 투수의 커리어 연장 전략으로서 너클볼 전환은 고려할 가치가 있다. MLB의 디키도 속구파로서 고전한 후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NPB에서도 언젠가 너클볼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는 투수가 나올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코칭 스태프의 이해와 구단의 장기 육성에 대한 의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