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시프트란 무엇인가
수비 시프트란 타자의 타구 경향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야수나 외야수를 표준 수비 위치에서 크게 이동시키는 전술이다. 대표적인 예는 당겨치는 경향이 강한 좌타자를 상대로 2루 오른쪽에 내야수 3명을 배치하는 '오버시프트'이다. MLB에서는 2010년대 후반 시프트 사용이 급증하여 2022년에는 전체 타석의 약 34%에서 시프트가 적용되었으며, 이는 2016년의 약 10%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NPB에서도 2020년경부터 전문 데이터 분석 부서를 갖춘 구단을 중심으로 시프트 채용이 확산되어 2023시즌에는 전체 타석의 약 12%에서 시프트가 확인되었다. 특히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DeNA 베이스타즈는 Statcast에 필적하는 자체 트래킹 시스템을 활용하여 각 타자의 타구 방향 분포에 기반한 정밀 시프트를 실시하고 있다.
MLB 시프트 금지 규칙과 그 효과
MLB는 2023시즌부터 수비 시프트를 금지하는 규칙을 시행했다. 이 규칙은 투구 시 4명의 내야수 모두가 내야 흙 위에 위치하고 2루 양쪽에 각 2명씩 배치되어야 한다고 규정하며, 위반 시 자동으로 볼 하나가 추가된다. 이 규제로 2023년 리그 전체 타율은 .248로 전년의 .233에서 15포인트 상승했다. BABIP도 .296에서 .300으로 개선되었으며, 특히 좌타자의 타율 향상이 두드러졌다. 다만 시프트 금지는 베이스 확대(도루 증가 목적)와 피치 클록 도입과 동시에 시행되어 금지 단독의 기여도를 정확히 분리하기는 어렵다. 평균 경기 시간은 2시간 40분으로 전년 대비 24분 단축되었으나, 이는 주로 피치 클록의 효과로 분석된다.
NPB 내부의 논의
NPB 규칙위원회는 2024년 1월 회의에서 MLB 시프트 금지 규칙의 효과를 검증하는 보고서를 심의했다. 보고서는 NPB의 시프트 채용률이 MLB보다 낮기 때문에(약 12% 대 34%) 금지로 인한 타율 향상 효과는 제한적(추정 5~8포인트)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찬성측은 '야구 본래의 전략적 구도를 되찾을 수 있다', '안타가 늘어 경기의 매력이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반대측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전술의 다양성이야말로 현대 야구의 묘미', '규제는 구단의 전략적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한다'고 반박한다. 전 주니치 드래곤즈 감독 오치아이 히로미쓰는 '시프트를 깨는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 타자의 일이며, 규칙으로 금지하는 것은 본말전도'라고 발언하며 논의에 파장을 일으켰다.
향후 전망
NPB는 2025시즌 즉시 도입을 보류하고 우선 2군 경기에서의 시범 운용을 검토하는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이스턴리그 후반기(7월 이후)에 MLB와 동일한 규칙을 적용하여 타율과 경기 전개에 미치는 영향을 데이터로 수집할 계획이다. 기술적으로는 트래킹 카메라를 활용한 수비 위치 실시간 모니터링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미 5개 구장에 설치된 호크아이 시스템과의 연계가 검토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2026년 WBC에서 시프트 금지 규칙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NPB로서도 국제 규칙과의 정합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최종 판단은 2025년 가을 구단주 회의로 넘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