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돔 건설의 정치역학 - 요미우리 그룹과 고라쿠엔의 이권 구조

고라쿠엔 구장에서 도쿄돔으로

도쿄돔의 전신인 고라쿠엔 구장은 1937년에 개장한 역사 있는 구장이었다. 초기 수용 인원은 약 35,000명으로, 프로야구 여명기부터 일본의 야구 문화를 지탱해왔다. 요미우리의 오랜 홈구장으로 사용되며 1960~70년대에는 미디어 노출을 배경으로 관중 동원이 늘었다. 그러나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철골 구조의 노후화가 심각해지고, 우천 취소로 인한 흥행 손실이 연간 수억 엔에 달했다. 좌석의 협소함과 냉난방 설비 부재도 관객의 쾌적성을 해치는 요인이었다. 1980년대 초 고라쿠엔 경영진은 전천후 돔구장으로의 개축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고라쿠엔의 계획은 단순한 구장 재건축에 그치지 않고, 인접한 고라쿠엔 유원지, 고라쿠엔 홀, 호텔, 상업시설을 포함한 대규모 재개발 사업으로 구상되었다. 총사업비는 약 350억 엔으로 추산되었다. 건설에는 기존 고라쿠엔 구장을 해체하면서 같은 부지에 돔을 건설하는 난공사가 요구되었다. 1985년 고라쿠엔 구장에서 마지막 공식전이 열렸고, 해체 공사를 거쳐 1988년 3월 도쿄돔이 개장했다. 수용 인원은 약 46,000명으로 확대되었고, 공기막 구조 지붕은 일본 최초의 시도였다.

요미우리 그룹의 영향력

도쿄돔 건설에서 요미우리 그룹의 영향력은 결정적이었다. 요미우리는 시즌당 70경기 이상의 홈경기를 도쿄돔에서 개최하며, 경기당 평균 관중 4만 명 이상을 동원했다. 이 압도적인 집객력을 배경으로 요미우리는 설계 단계부터 강한 발언권을 행사했다. 돔의 좌석 배치는 요미우리 경기의 흥행 수입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고, 내야석의 경사 각도와 백네트 뒤 VIP석 배치에는 요미우리 측의 요구가 짙게 반영되었다. 중계 부스의 위치와 TV 카메라 설치 장소도 니혼TV의 중계를 최우선으로 설계되었다. 요미우리 신문사의 창업 가문과 고라쿠엔 경영진은 전전부터 이어진 인맥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요미우리 신문사는 고라쿠엔 구장 운영회사의 주요 주주로서 구장 경영 방침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이 관계는 신문 발행부수 확대, TV 시청률 획득, 구장 흥행 수입이라는 삼위일체의 이권 구조를 형성했다. 니혼TV가 요미우리 경기의 중계권을 독점적으로 보유했고, 1980년대에는 요미우리 야간 경기 중계가 상시 2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구장 내 광고 간판, 장내 방송, 매점 운영에 이르기까지 요미우리 그룹의 의향이 반영되는 구조가 구축되어 있었다. 나아가 요미우리 그룹은 구장 주변 부동산 개발에도 관심을 가졌고, 도쿄돔시티로 정비된 지역에는 요미우리 계열 기업이 입주하여 구장을 핵으로 한 상권이 형성되었다.

돔구장의 독점과 타 구단의 배제

도쿄돔 개장 후 요미우리는 사실상의 전용 구장으로 도쿄돔을 사용했다. 닛폰햄 파이터스도 1988년부터 도쿄돔을 홈구장으로 삼았지만, 양 구단의 대우에는 현격한 차이가 존재했다. 요미우리 경기는 주말과 공휴일의 인기 카드에 우선 배정되었고, 닛폰햄은 평일 중심의 불리한 일정을 강요받았다. 관중 동원에도 여실히 차이가 나타나 요미우리 경기가 상시 4만 명 이상을 모으는 반면, 닛폰햄 홈경기는 1만 명대에 머무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도쿄돔의 경기당 사용료는 추정 1,500만~2,000만 엔이었고, 여기에 매점 수입의 일정 비율을 구장 측에 지불하는 계약이었다. 요미우리는 압도적 관중 동원과 중계권 수입으로 이 비용을 쉽게 회수할 수 있었지만, 닛폰햄에게는 무거운 경제적 부담이었다. 이 불평등한 구조는 닛폰햄이 2004년 홋카이도 삿포로로 본거지 이전을 결단하는 큰 요인이 되었다. 이전 후 닛폰햄은 삿포로돔에서 독자적인 팬 기반을 구축하고 관중 동원을 대폭 늘렸다. 도쿄돔 시절 연간 100만 명에 미치지 못했던 관중 동원이 삿포로 이전 후에는 200만 명을 넘는 시즌도 있었다. 이 성공은 구장 사용 조건이 구단 경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미쓰이부동산의 인수와 변화

2020년 11월, 미쓰이부동산이 주식회사 도쿄돔(구 주식회사 고라쿠엔)에 대해 TOB(공개매수)를 실시하여 2021년 1월 완전 자회사화했다. 인수 총액은 약 1,200억 엔에 달해 일본 스포츠 시설 관련 M&A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 인수의 배경에는 홍콩 투자펀드 오아시스 매니지먼트가 도쿄돔의 경영 개선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을 한 것이 있다. 미쓰이부동산의 참여로 요미우리 그룹과 고라쿠엔의 반세기 이상에 걸친 밀접한 관계에 구조적 변화가 생겼다. 미쓰이부동산은 도쿄돔시티 전체를 '복합용도형 도시개발'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구장·호텔·상업시설·오피스를 일체적으로 재개발하는 구상을 내놓았다. 그러나 요미우리가 도쿄돔 최대 임차인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으며, 시즌당 70경기 이상의 홈경기가 가져오는 집객 효과는 미쓰이부동산에게도 불가결하다. 요미우리의 영향력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며, 구장 운영 방침을 둘러싼 양자의 역학 관계는 여전히 미묘한 균형 위에 성립하고 있다.

구장과 권력 - NPB에서 시설의 정치학

도쿄돔의 역사는 구장이 단순한 스포츠 시설이 아니라 권력과 이권이 교차하는 정치적 공간임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구장 소유자, 운영자, 사용 구단의 삼자 관계는 NPB의 세력 판도에 직접적 영향을 미쳐왔다. 근년 이 구조에 대한 안티테제로 주목받는 것이 구단 주도의 구장 건설 모델이다. 2023년 개장한 에스콘필드 홋카이도는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스가 직접 건설·운영하는 '볼파크'로 설계되었다. 총사업비 약 600억 엔을 투입한 이 시설은 구장을 핵으로 한 마을 만들기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구단이 설계부터 운영까지 일관되게 관리함으로써 티켓 수입, 음식 수입, 광고 수입, 부동산 수입을 구단 자체가 직접 향유하는 구조가 실현되었다. 오릭스 버팔로즈의 홈구장 교세라돔 오사카는 오사카시 소유의 공설 구장으로 구단의 경영 자유도에 제약이 있다. 반면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PayPay돔은 소프트뱅크 그룹이 구장 운영권을 취득하여 구단과 구장의 일체 경영을 실현한 선구적 사례다. 도쿄돔이 상징하는 '구장 소유자가 구단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이권 구조의 교훈은 NPB 거버넌스를 생각하는 데 극히 중요하다. 12구단이 건전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하기 위해서는 구장의 소유·운영 형태를 포함한 제도 설계의 재검토가 불가결하며, 도쿄돔의 역사는 그 논의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